[Dispatch=서종열기자] “예상은 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펼쳐지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1차 영장청구 때와 달리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부회장을 포함한 임원진 4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해 법원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특검팀의 영장 재청구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예상은 했지만,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삼성그룹 사장단 및 법무팀 관계자들은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만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의견이 그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물론이고, 최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등이 대거 구속되는 경우 경영진에 큰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법원의 결정이 아직 남았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집행될 경우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사장단협의체를 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이건희 회장이 비자금 특검으로 인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을 당시에도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으로 구성한 사장단협의체를 통해 그룹의 주요의사결정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 중인 사장단 협의회의 권한을 강화해 그룹경영을 유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2008년 이후 각 계열사 CEO중심의 독자경영을 기본 축으로 삼으면서도 사장단협의회를 통해 계열사간 업무 협의를 공조해왔다.

일각에서는 해체작업이 진행 중인 미래전략실을 유지하거나 그 역할을 맡게 될 TF팀을 조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이 부회장의 공백을 대신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는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