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AV 산업은 국가적인 규모입니다. 2016년 기준, 연간 5,000억 엔(한화 약 5조 1,120억)에 달하죠.

그러나 그 안에서 여자 배우들의 인권은 열악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강제 촬영, 가짜 계약, 비인간적 성행위 및 연출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 건, 지난 해 3월 경입니다. 일본 인권 단체 '휴먼 라이츠 나우'는 AV 배우에 대한 인권 침해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그 이후 강제 출연 피해자들이 속속 "나도 당했다"며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 중 호시노 아스카 씨의 고백을 들어보겠습니다.

호시노 씨는 지난 해 11월, 개인 블로그에 <지금이니까> 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지난 3년 간 A씨로부터 AV 출연을 강요 당했다"는 내용이었죠.

호시노에 따르면, 이런 작업은 치밀하고, 교묘하게 이뤄졌습니다. 그는 "세뇌와 협박을 쉬지 않고 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V 촬영 역시 자의로 한 것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호시노는 "촬영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라비아 촬영이라고 속이고, 도착해 보면 AV 현장이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심지어 도착하면 먼저 선위약금을 지불하고, 휴대폰을 뺏겼다고 합니다. 외부와 접촉할 시간을 주지 않으려 회사는 빡빡하게 스케쥴을 꾸립니다.

그렇게 당해온 시간이 3년. 호시노 씨가 얻은 건, 피폐해진 정신이었습니다. 그는 "심한 섭식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대인 공포증 등 상당한 수준의 정신병에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사회 복귀는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고요. 의사는 "그 일(AV배우)을 계속 한다면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진단까지 내렸습니다.

심지어 수입도 제대로 정산받지 못했습니다. 호시노 씨는 "내가 받은 돈은 직장인의 월급 수준이었다"며 "월세 10만 엔(약 100만 원) 이하의 원룸에서 살았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에 피해 사실을 호소하려 했지만, 이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호시노 씨는 "변호사나 경찰도 만나봤지만 무시당했다"며 "그들은 지금 시대에 그런 건 없다는 듯 응대했다. 속은 나도 잘못이라고 하더라"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 대 젊은 여성에게 말하고 싶다"며 "탤런트나 가수가 될 수 있다는 교묘한 말에 현혹되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