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기자] 2015년 11월, 'AOA' 설현은 한복을 입고 경복궁에 등장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건넨 위촉패를 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날 설현은 2016~2018 한국방문의 해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역할이 뒤따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설현은, 한국의 얼굴이 됐다.  

그리고 6개월 뒤, 설현은 방송에서 역사 퀴즈를 풀었다. 지난 3일, 온스타일 '채널 AOA'에서 국내외 위인 및 유명인의 사진을 보고 이름을 맞추는 게임이었다.

안중근 의사의 사진이 나온 순간, 약간의 정적이 흘렀다. 제작진의 힌트에 멤버 지민은 '긴또깡'을 외쳤고, 설현은 스마트폰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검색했다.

설현은 안중근 의사를 몰랐다.

안중근 의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위인이다. 근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역사적 인물이다. 초·중교 교육과정에서도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동시에 설현은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그것이 홍보대사의 역할이고 무게다. 그래서 이번 안중근 논란이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한국방문위원회는 13일 '디스패치'에 "이번 논란을 인지하고는 있다"면서 "아직은 홍보대사 자격을 취소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단,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홍보대사는 재능기부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향후 상황을 보면서 대처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어제 없는 오늘은 없고, 과거 없는 현재도 없다. 올바른 역사 의식을 강조하는 이유다. 심지어 방송에서 보여준 가벼운 태도는, 한국 홍보대사이기에 더 아쉽다.

한국을 모르는 한국 홍보대사. 아무런 검증없이 인기만으로 홍보대사를 위촉한 위원회. 한국 방문의 해 홍보대사의 현주소다.

한편 설현은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역사에 대한 저의 인식 부족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신 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일이 부끄럽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