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AV(음란 영상물) 출연과 관련해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 NGO '휴먼라이츠나우'는 "일본 AV 출연에 대한 피해 상담 건수가 3년 새 72건에 달했다"고 3일 밝혔습니다.

피해 상담 건수는 최근 급증했는데요. 2012년에는 1건이었으나, 지난해 1~9월 하순 사이에는 59건에 달했습니다.

단체 측에 따르면, 상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도 있었습니다.

피해 사례는 '사기계약'이 많습니다. AV 제작사에 여성을 소개하는 매니지먼트 업체들이 주도하는데요.

이들은 젊은 여성들에게 "모델이나 탤런트를 하라"고 권유합니다. 그리고 계약 성사 후, AV 출연을 강요하는 것.

AV 촬영을 거부하는 여성들에게는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협박했습니다.

위약금은 약 1천만 엔(약 1억674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촬영 현장에서 신체적, 심리적 협박도 이어졌습니다.

관련 지원단체 'AV 피해와 성폭력을 생각하는 모임'은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공개했는데요.

여성 A씨는 20살 때 모델로 계약한 후, 첫 촬영에서야 AV 촬영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녀는 촬영을 거부했지만, 거액의 위약금 협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출연했습니다.

피임약 없이 여러 명과의 성행위, 12리터 이상의 물 마시기 등 고문에 가까운 일도 당했습니다.

A씨는 결국 성병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얻게 됐습니다.

또 다른 여성 B씨는 성병과 우울증, 폐소공포증에 시달렸는데요. AV 촬영 6개월 만에 목을 메고 스스로 숨을 거뒀습니다.

가족과 학교에 AV 출연 사실을 알리겠다는 협박에 시달린 여성들도 있었습니다.

한편 단체 측은 "촬영 과정에서 이뤄지는 행위에 대한 해석의 차이와 업체가 교묘하게 작성하는 계약서 등 때문에 가해자를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