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기자]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그녀는 찬사를 한 몸으로 받았다.
그 이후, 거친 바람이 불었다. 그는 반대 지점에서 비난을 감내해야 했다. 3년 동안….
다시 웃을 수 있을까.
송혜교가 화사하게 미소지었다. 그 웃음에는 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고마움, 만족감, 그리고 미안함까지….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간절했던 일이다. 연기하길 바랐고, 호흡하길 소망했다. '혜교의 시간'은 3년 만에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 "송혜교, '태후'를 만나다"
다시 용기를 냈다. 송혜교는 김은숙 작가의 손을 잡았다. 지난 해 5월, KBS-2TV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에 발을 내딛었다.
김은숙의 후광에 기댈 생각은, 감히 없었다. 아니, 그럴 여유도 없었다. 그만큼 절실했다. 스스로를 다그치고, 또 다독이는 방법을 택했다.
"크고 작은 일을 겪었고, '태후'를 만났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이 작품이 중요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송혜교는 그 때의 감정을 떠올렸다. 담담히 읊조렸다. 그렇다고 과거의 기억을 외면하진 않았다. 송혜교는 두 손을 모으며 말을 이어갔다.
◆ "몰입과 집중, 연기의 힘"
송혜교는 곧 강모연, 강모연 역시 송혜교였다. 그녀는 멜로와 코믹을 자유롭게 오갔다. 또 송중기를 받쳐주는 역할도 110% 해냈다.
그 중에서도 감정 연기는 단연 돋보였다. 스토리가 급변하는 후반부, 송혜교가 극의 중심을 잡았다. 대체불가 눈물의 여왕이었다.
"감정신이 15회에 몰려 있었어요. 다행히도 강모연이 되어 있을 시점에 연기를 하게 됐죠. 비법은, 글쎄요. 그 순간에 몰입하는 수 밖에요."
뻔해도 그것 밖에는 방법이 없단다. "욕심이나 잡념이 들어가면 이미 몰입에 실패한 것"이라면 "연기는 그 순간과 호흡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 "다시 찾은 기회, 그저 감사"
요령을 부리지 않았다. 대사 한 마디, 눈빛 한 줄기에 감정을 실었다. 그 끝에 송혜교는 응답받았다. 움추렸던 마음이 기지개를 켰다. 자신감도 피어 올랐다.
"이런 좋은 결과가 나와…. 그 어느 때보다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해요. 그리고 죄송하고요. 그런 묘한 감정입니다."
보통 송혜교는 작품이 끝난 후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 '멍'해지는 편"이라 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 그러나 그 속에도 깊숙히 자리 잡은 생각이 있었다.
"제게 기회가 주어진거라 생각합니다. 작품을 할 수 있고, 대중을 만날 수 있는 기회요. 다른 것은 바란 적도, 바라지도 않아요. 그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 "혜교가 꿈꾸는 배우 송혜교"
올해로 데뷔 20주년. 송혜교는 다시 출발점에 섰다. 앞으로 그가 만들 미래는 어떨까. 송혜교는 '글쎄요'라는 말로 답을 시작했다. 그러나 확신에 차 있었다.
"글쎄요.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아요. 방향을 바꾸진 않을 겁니다. 늘 그랬듯, 제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흥행에 쫓아가진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욕심을 부리는 단 하나, 그것은 연기 뿐이라고 역설했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지는 것.
"더 깊어졌다는 말을 듣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 연기에서 더 많은 표정과 감정을 발견하셨으면 합니다. 그게 제 욕심이자 목표에요. 퇴보하지 않는 배우…."
그래서, 송혜교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있다.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