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꼬마화가 김민찬 군의 감동적인 사연이 화제입니다.

지난 달 30일 방송된 SBS-TV '영재발굴단'에서는 달에서 온 8살 천재화가 민찬 군의 사연을 다뤘습니다. 제작진은 민찬 군을 지난해 12월부터 취재해 왔다고 합니다.

민찬 군은 자신을 "달에서 온, 마음으로 그림을 담는 민찬이"라고 소개합니다.

제작진 : 지구엔 어떻게 왔어요?

민찬 군 : 엄마가 불러서!

제작진 : 지구엔 어떻게 왔어요?

민찬 군 : 돌로 변신해서!

제작진은 민찬 군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곳곳에 가득 찬 그림들. 이 그림, 아니 작품들은 모두 민찬 군이 직접 작업한 것이라고 합니다.

민찬 군은 생후 2돌 무렵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요. 7세 무렵에는 이미 200여 점 이상의 작품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학원이나 아이들 미술교육기관은 전혀 다니지 않았다. 단지 아이가 놀이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올 줄 생각도 못했다." (민찬 군 엄마)

때론 붓 대신 손과 발을 사용하기도 하고요.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 그대로를 캔버스에 담습니다.

지난 해 겨울, 2번째 개인전도 열었습니다. 세상을 놀라게 만든 만 6세 화가의 작품. 감상해보시죠.

민찬이의 작품은 미술 전문가들의 눈도 사로잡았습니다.

"전문가 그 누구라도, 이미 완숙한 경지에 이른 사람이 그린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미술평론가 홍경한)

두 팔의 장애를 예술로 극복한 천재화가죠? 석창우 화백도 민찬이의 개인전을 찾았습니다.

 

민찬이가 지은 그림의 제목들도 감상해 보세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민찬이의 그림들이 어두워졌습니다.

"이때 그린 그림의 내용은 거의 다 세월호와 관련된 내용이다." (민찬 군의 엄마)

"어른들 지금 뭐하는거야? 누나 형들이 안에 있는데, 왜 구하진 않고 이야기만 해? 하면서 답답해 하더라." (민찬 군 엄마)

"이 그림의 수직선들은 모두 사람들이며, 하늘로 올라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또, 바다에 빠진 거라 생각하지 말고, 바다가 안아 준 거라고 생각했음 좋겠다고 했다." (민찬 군 엄마)

가장 놀라운 작품은 '하늘로 올라가는 문'. 높이 6m의 대형 설치작품입니다.

시작은 핸드폰 스케치였다고 하네요.

도안을 그리고, 이쑤시개와 고무찰흙으로 모형을 만듭니다. 그리고 7개월에 거쳐 '하늘로 올라가는 문'이 완성됐습니다.

바닥의 흙부터 천장의 달 그림까지. 민찬이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하나의 문에 여러 사람들이 갈 수 없으니까, 여러 개의 문을 달아주면 다들 행복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민찬 군 엄마)

즉흥 피아노 연주까지 더했는데요.

"굉장히 타고났다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재료, 소재, 장르 필요 없이 섞어서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다. 그건 일반사람들보다 한 단계 뛰어넘은 작업을 하고 있는 거다." (석창우 화가)

방송을 보던 박지선은 "미안하고 고맙다"며 눈물까지 글썽였습니다.

 

'우주에 나무달', 이 작품은 민찬 군이 엄마의 화장품을 빌려 그린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민찬 군은 현재 작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카메라를 피하고 도망칩니다.

이유는 전시회 때문이었다는데요.

민찬 군 엄마는 "민찬이가 자기 그림을 사람들과 나눠 보고 싶어했다. 그래서 전시를 하고 싶어했다"며 "그런데 '진짜 애가 그리는 거 맞아?', '누가 손을 대줬겠지'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 그때부터 입을 다물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 후로 2달 간, 민찬 군은 붓을 잡고 있어도 그림을 그리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민찬 군이 쓴 일기입니다.

직접적으로 막말을 퍼부은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민찬 군 엄마는 "(민찬이에게) 대학도 안나온게, 쪼끄만게,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속상해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영재발굴단' 팀의 특단의 조치. 9개월간 마음 열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는데요.

특히 카메라를 가르쳐줬습니다. 그림이 아니더라도 세상을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준 건데요.

영상마저 남다릅니다.

그리고 지난 여름, 민찬이로부터 영상 편지가 왔다고 합니다.

"이모 삼촌, 원래 마음이 답답했어요. 그런데 이모, 삼촌이 믿어주고 사랑해주고 놀아주고 안아주고 그러니까, 어른들을 바라보는 문이 조금 열렸어요." (민찬)

그리고 며칠 뒤…. 민찬이는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그림은 밤에 보는 그림입니다. 삼촌과 이모가 내 마음의 문을 여는 겁니다. 엄청나게 놀라운 마음이었습니다." (민찬)

카메라 앞에도 섰습니다.

"삼촌 이모들을 만나면서 되고 싶은 게 하나 생각 났어요. 마음을 담아서, 나눠줄 줄 아는 사람." (민찬)

작품 활동을 하러 나온 민찬이. 세 가지 통에 바람, 물, 구름을 담습니다.

사람들의 숨도 모았고요.

베토벤의 '운명'을 들으며 거침없이 캔버스를 채워나갑니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 이름은 '모두 함께 담았어요'입니다.

 

"고흐 아저씨 그림에 바람이 들어갔듯이, 내 그림에는 자연들이 들어갔어요. 달, 바람, 하늘, 사람, 새, 나무, 그런 것들이 다 제 마음이에요." (민찬)

그리고 다시 전시회도 열었습니다. '영재발굴단'이 특별히 준비해준 선물인데요. 소외된 골목길에 아름다운 그림들을 전시했습니다.

그 중 그림을 하나하나 감상하던 어떤 부부. 아내분은 뇌종양 수술 때문에 시각이 좋지 않으시다고 하는데요.

놀랍게도 이 분도 민찬이와 같은 말을 합니다.

"느낌으로, 마음으로 보는 거예요."

사람들이 만든 방명록도 전달했습니다.

"마음으로 봐주셔서 감사하고..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해졌어요." (민찬)

마음을 담는 천재화가. 민찬 군이 앞으로도 행복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