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된 이미지임을 밝힙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속만 상하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저에게 닥친 운이 거기까지 인걸요. 기회가 되면 제 힘으로 직접 '원풀이'를 할거예요. 그럴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죠?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건 무슨 얘기, 당신은 누구, 후·아·유? 

전(?) 하나외환 치어리더 이선영(28)은...?!

자신의 10년전을 이렇게 회상하고 있었다. "지금의 '열정페이' 같은 거 였죠. 물론 성격은 많이 다르지만. 그때 같이 고생한 멤버들이 조금만 더 버텼으면 저희가 이루려던 계획이 궤도에 오를 수 있었는데..".

그가 밝힌 10년전 계획은 이랬다. 고교 3년생이던 이선영이 치어리더가 된 건 단순히 치어리더가 목적이 아니었다. 그가 속한 아프리카치어팀(대표: 구예우)은 걸그룹과 치어리더를 합한 새로운 형태의 치어팀을 구성했다. 걸그룹이면서 치어리더를 꿈꿨다. 걸그룹 '치어콕' 탄생의 시초였다.

"정말 미친듯이 열심히 했어요. 돈번다는 생각 않고 1년 동안 죽어라 뛰어 다녔죠. 그렇게 1년이 지나니까 여기저기서 돈줄테니 와서 공연해 달라고 요청이 쇄도했어요. 하지만 그땐 이미 때가 늦었더라고요".

깨놓고, 돈은 뒷전이었다고 한다. '치어콕'이란 이름을 널리 알릴 수만 있다면 그게 전부였다. 무료공연이었다. 그렇게 1년간 돈 받지 않고 열심히 발품팔며 춤을 추었다, 1년 후, 공연요청이 쇄도했다. 돈을 주겠다는 유료공연 요청이었다. 하지만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경제적인 부담으로 말미암아 나머지 멤버들이 모두 떠나고 난 뒤였다. 아프리카치어팀의 '치어콕 1기'는 허무하게 끝을 맺었다. 원조 치어콕 1기 멤버 이선영만 '유일하게' 남겨둔 채..

그런데 말이다...!

존경하는 NATE 형제들이여 모두 잘 지내는가. 명호형은 현재,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의 한 호텔에 묶고 있는데 형제들은 모두 건강한지. 늘 궁금하고 또 걱정이 앞선다.

솔직한 마음으로...

 

 

"내가 지난 밤 이 호텔에서 묶었다"는 걸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다. 그렇다고 부러워하거나 그러지는 말라. 겉은 화려해도 속은 그냥 마냥 그렇다, 하루 숙박료가 대략 20만원 수준이다.

 

 

중요한 건...

 

 

[이 호텔 435호가 기자의 방이다. 남자 둘이 묶고 있다. 진짜다.]

극히 개인적인 일로 찾은 이 더블린의 호텔 밖을 나가고 싶은 마음이 결코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춥고 바람이 많이 분다. 간간이 빗줄기와 먹구름과 눈도 오락가락 하는 등 꽤나 을씨년스런 날씨다.

그래서 사실, 지금 방에 콕하고 있다. NOW 방콕! 한편으로 참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일랜드까지 와서 호텔방 신세라니. 아무쪼록 형제들이여! 기자가 귀국하는 그날(6일)까지 모두들 건강히 잘 지내길 기원한다. 좋은 소식도 있다. 아직은 비밀이다. 메롱!

 

 

'치어리더' 이선영은...

[오른쪽이 이선영이다. 왼쪽은 신유진.]

<치어리더> 2005-2007 삼성화재 블루팡스, 2005-2007 KT&G 아리앨츠, 2007-2008 국민은행 여자농구단, 2010 넥센 히어로즈, 2012-2014 대한항공, 2012-2014 흥국생명, 2012-현재 하나외환 치어리더 

이중, 2010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같은 경우, "대학 학기 중 아주 가끔 나타났기 때문에 기억하는 이가 거의 없을 거다"고 귀뜸한다. 일종의 '빈자리 채우기' 식으로 활동했던 이유다.

<방송 출연> 쿠키티비 S의 비결 '이선영', 서인영의 스타뷰티쇼 '바디라인관리법', MBC 기분좋은날 '긴헐적운동', SBS 굿모닝 대한민국 '타바타운동', KBS 여유만만 '초고도 비만인들의 도전 6탄', KBS 생생정보통 똑똑한 물음표 '15분운동다이어트', SBS 모닝와이드 '바나나무초다이어트', 영화 '퍼펙트게임' 外..

<모델>삼성서울병원 '헬스앤라이프', 간코치 로베라 모델, 사회공헌 프로젝트 퍼펙트싯업 '다시 일어나라! 대한민국', 경륜운동본부 광명스피드돔 '선행녀' 外..

 

 

그렇다면...

 

 

그는 왜 '비운의 치어리더'일까. 조금(?)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치어리더 생활 10년에 게다가, 나름대로는 방송 및 모델활동 경력도 만만치 않은데, 이선영은 왜 비운의 치어리더로 소개될 수 밖에 없을까. 오른쪽 서있는 이가 이선영이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부상이 원인이었다.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이제 거의 다 나았다 싶으면 또 부상, 또 부상, 또 부상에 수술까지. 마음은 (후배들 처럼) 코트 위에 있는데, 제가 있어야 할 곳이 스탠딩(관중석) 응원 밖에 할 수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더라고요. 치어리더를 경험해 보지 않은 분들은 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거예요".

이선영에게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다름아닌 오른쪽 발목 골절과 더불어, 왼무릎 슬개골 골절수술 등 오랜 치어리더 생활이 그에게 안긴 불행한 선물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이선영은 결국, 10년간의 긴(?) 치어리더 생활을 접어야 했다. 지난 해 상반기의 일이다.

 

 

그런데...!

 

 

본래 사람에게 '죽으란 법'은 없다고. 잠시나마 실의에 빠져있던 그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게 된다. 유명 피트니스 강사인 '아놀드 홍'의 어떤 제안이었다. 피트니스 스승이기도 한 아놀드 홍은 "허송세월 보내느니 생활체육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는 건 어떻냐"며 피트니스 강사로의 새인생을 열어준 계기가 되었다. 결국 이선영은, 생활체육 (피트니스) 관련 지도자(3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때 아놀드 홍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게 제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그게(자격증) 뭐그리 중요할까 생각도 했었지만, 지금와서 볼 때 저에겐 아놀드 홍 선생님의 그 제안이야 말로 진짜 '왕대박'이 됐어요(웃음)".

'왕대박'이라...?

 

 그에게 대체..

 

 

또 어떤 인생이 펼쳐지고 있길래 '왕대박'이란 표현을 서슴치 않은 걸까. 그것이 궁금한가?

 

 

지난 달 6일 오후...

 

 

8개월 여 만에 이선영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이었다.

 

 

그리고, 그가 안내한 곳은...

 

 

낙성대역 바로 근처의 한 사설 피트니스센터 '아놀드 홍 짐(GYM)'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앗...?!

 

 

 - 협조적이지 않으면 잘라버릴거예요~

"(포즈에) 협조적이지 않으면 잘라버린다"고. 누구 마음대로? 이선영 마음대로? 그랬다. 그는 사실, 이 피트니스센터의 대표다. 정확히 말해, 아놀드홍피트니스센터 낙성대(6호)점의 공동대표였다.

어찌된 영문일까...

치어리더에서 갑자기(?) 피트니스센터의 공동대표로 변신했다니.

 

 

사연인즉...

 

 

[공동대표인 양성주씨(오른쪽)와 대화를 나누는 이선영.]

"아놀드 홍 선생님의 제안에 따라 생활체육 지도자 자격증을 딴 후 저는 다시 개인운동(피트니스)에 전념했어요. 혹시라도 치어리더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준비를 하고 있었죠. 헌데, 주변 시선이 곱지 않았어요. 치어리더 출신을 빌미로 떠보려는(관심 받으려는) 속셈 아닌가 하는 시선들이 많았어요. 해서, 사람들을 가르치려고 했더니 그마저도 여의치 않더라고요. 개인사업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죠".

부모님을 설득해 은행대출까지 마친 이선영은 여러날에 걸쳐 장소를 물색했다고 한다. 걸어서 직접 돌아다녔다. 물론 피트니스센터 개점을 위한 장소 물색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임대'라는 두 글자가 눈에 확 띄더니 "여기다"는 생각에 바로 임대계약체결 완료. 현 위치에 개점하는 순간이었다.

 

[이선영의 일과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책과의 씨름이다.]

"원래 아놀드홍짐은 체인점 식으로 누구나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 반드시 그 밑에서 공부한 제자에 한해서만 개점이 허용돼요. 선생님에게 사업을 해보고 싶다 했더니 흔쾌히 승낙해 주셨어요".

지난 해 10월의 일이다. 다시말해, 이제 겨우(?) 5개월 된 '초보사장' 이선영이었다.

 

 

여기서, 잠깐...!

 

 

혹시, 지난 해 브라질 월드컵 때 '광화문 월드컵女' 이선영?

 

 

그렇다. 가슴과 머리에 태극기를 장식했던 바로 그 광화문 월드컵녀 이선영이 맞다.

 

 

<초보사장 이선영과의 솔직토크!>

 

 

 어떤식으로 운영되고 있나?

 

 

"나를 비롯한 두 명 대표와 코치 선생님 몇 분이 함께 운동을 가르치고 있다. 1대1 개인레슨(PT) 전문이다. 나를 아는 오랜 팬 분도 몇 분 오신다. 새벽 다섯시부터 오후 열한시까지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하루가 너무 짧다. 일주일에 하루만 쉰다".

 

 

운영 노하우는 많이 생겼나?

&

가장 힘든 게 뭔가?

"처음에 비하면 이젠 많이 안정이 됐다. 이젠 소문도 꽤 난 편이다. 특히 운이 좋았던 건, 내가 컴퓨터공학 전공인데, 피트니스를 찾는 손님들 중에 유난히 컴퓨터 관련 종사자들이 많다. 서로 얘기가 통하니까 그 덕분에 입소문이 많이 난 것 같다".

이선영 대표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컴퓨터를 공부했다. 대학원은 수료에 그쳤다. 치어리더 일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어온 탓. 나아가 "이젠 사업 때문에 대학원 복학의 꿈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요. 하지만 또 모르지 않겠어요?".

 

 

가장 힘이 들었던 건...

 

 

"가장 힘이 들었던 건, 이런 손님들이 의외로 많다. 운동 마치고 돌아간 후 문자가 온다. '지금 뭘 먹으려고 하는데 먹어도 되는지, 안 되는지?' 등 세세한 칼로리 측정까지 의뢰하는 분들도 있다. 일일이 답장 문자 보내주는 게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이젠 그에 대한 노하우도 많이 생겼다". 

 

 

 치어리더가 도움이 됐나?

&

도움이 됐다면, 어떤 부분?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여자 손님 한 명이 하루에 주어진 자신의 시간 전부를 '스트레칭'에 대해 가르쳐 달라했다. 정말 많이 당혹스러웠다. 스트레칭만으로 하루 수업 전체를 해달라니. 헌데, 50분이 모자를 정도로 잘 소화했다. 이유가 뭔지 아나?".

 

 

- 이유가 뭔가...?

 

 

"나도 깜짝 놀랐다. 어떻게 그 수업을 마무리했는지. 어렵지 않았다. 치어리더 10년 세월 동안 이미 내몸은 스트레칭에 달인이 되어 있었다. 단지 그걸 이론적으로 정리해 두지 않았을 뿐, 한 번 말문이 트이고 몸이 뒤따르니까 그 다음부턴 일사천리였다".

 

 

 수입에 대해서 말해 줄 수 있나?

&

 연봉으로 치면 어느 수준인가?

 

"이 사업 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PT 전문이다보니 손님들의 숫자는 많지 않아도 수입이 꽤 높은 편이다. 게다가 손님 숫자가 자꾸 늘어나서 일손이 많이 딸린다. 자세한 건 조금 더 지나야 알겠지만, 지금처럼만 유지된다면 일반 직장인들 연봉의 두 배를 넘나드는 수입이 가능할 것도 같다".

임대료를 비롯 제반 부대비용 등을 모두 제한 수입이었다.

 

 

 가장 보람됐을 때는?

"피트니스를 찾는 손님 대부분이 처음에는, 살을 빼기 위해서 또는 몸짱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게 있다. 나의 몸상태 즉, 자세가 어떤지를 정확히 알고 시작해야 한다. 다시말해, 내몸의 자세교정만으로도 몸이 바뀔 수 있다.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고마워하는 분들도 많다. 지금껏 그게 가장 보람차다".

 

 

이선영은 '미련'이란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두 가지 꿈이자, 두 개의 미련이었다. "치어리더에 대한 미련이 아직 남아 있어요. 코트에 다시 서고 싶어요. 여느 후배들처럼 춤도 추고 싶고, 관중분들과 눈호흡도 하고 싶어요. 치어리더란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마음을 잘 모를겁니다. 정말 매력이 있거든요".

 

 

또 하나의 꿈과 미련은 뭘까...?

 

 

"열심히 돈을 벌려고요. 이유가 뭔지 아세요? 10년전 꿈꾸던 걸그룹과 치어리더를 병행하려했던 우리들의 꿈을 제 힘으로 한 번 이루어볼까 싶습니다. 물론 저는 그 자리에 끼지 못하겠지만 반드시 그런 후배 걸그룹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돈을 많이 벌어야겠죠?".

말미에 그는 이런 속사정을 들려줬다. "치어리더 출신은 춤은 되지만 얼굴이 안 따른다 또는, 그래봤자 치어리더일 뿐이다"는 세상 비아냥을 타파해보겠다는 한맺힌 의지의 표명이었다. 경제적인 문제로 꿈을 접어야했던 18세 어린 여고생의 마음은 10년 후, 어느덧 자신감으로 변해 있었다.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사업에 열중하는 중요한 이유중 하나였다.

 

 

사실...

 

 

치어리더 출신의 피트니스센터 대표 이선영의 현재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아니 할 수 없다. 왜그럴까.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불과 얼마전이었다. 유명했던 한 치어리더가 돌연 '은퇴'를 암시했다. 실제 은퇴했다. LG 치어리더 강윤이 얘기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 후유증으로 그는 결국 은퇴했다. 이제 겨우 24세다. 강윤이에 대한 기억은 "더이상 못본다고? 아쉽네"가 전부다. 그 외, 치어리더 출신이었던 사람이 치어리더 생활을 경험 삼아 "나 지금 뭐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얼굴을 내미는 예전 치어리더가 있던가.

사실상, 한 명도 없다. 그런 맥락에서 이선영의 사업가 변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공여부는 더 두고볼 일이지만, 적잖은 사업안정의 눈치로 짐작컨데, 충분히 다른 후배 치어리더들의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 치어리더의 경험과 그리고 그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NEVER GIVE UP...?!

 

 

"포기란 없다!". 이선영이 과연 비운(?)의 치어리더일까. 잦은 부상과 수술은 그를 응원단상에서 끌어내렸다지만, 포기없는 삶을 통해 그는 다시 치어리더 응원단상을 꿈꾸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선영의 지금 당장 가장 큰 꿈은 "빠른 시간내 후배들과 함께 춤을 추고 싶다"고 한다. 대체 치어리더의 매력이 뭐길래 말이다. 'CEO'란 타이틀로 새로운 인생의 꽃을 활짝 피우고 있는 '초보사장' 이선영 '치어리더'였다.

존경하는 형제들이여! 귀국하는 대로, 이선영 대표가 제안한 "컴퓨터와 게임에 빠진 중독자들을 위한 자세교정 특강", 준비됐나? 오늘은 여기까지. 여기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이다. 더블린에서 '명호형'이..!!

 

 

강명호 기자(디스패치 객원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