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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 내려놓고, 담백해졌다"…'헤어질 결심', 박찬욱의 도전 (제작보고회)

[Dispatch=정태윤기자] "감독님! 왜 이렇게 변하신거죠?" (탕웨이)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는 흔히 '파격'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수많은 작품을 통해 금기를 깨고 인간의 본질을 탐구해왔다.

그런 그가 담백한 맛으로 돌아왔다. 전작들이 시쳇말로 '마라맛'이라면, 이번에는 '순한 맛'이다. 배우 탕웨이가 "왜 이렇게 변하신 거냐"고 질문할 정도다.

박찬욱 감독이 6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멜로 수사극에 도전했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화제작이다.

"수사물 100%와 로맨스물 100%로 구성된 영화입니다. 말장난이 아니라, 이 둘을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죠."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 측이 2일 오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제작 보고회를 열었다. 박찬욱 감독, 박해일, 탕웨이 등이 참석해 작품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다. 수사 담당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박 감독은 “외국 영화제(칸) 수상보다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 지가 제일 중요한 문제다”며 “전작들보다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등학생 때 읽은 추리소설을 다시 꺼내들었다. "북유럽 범죄소설의 고전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다시 읽었다"며 "주인공처럼 상대를 배려하는 신사적 형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해준' 캐릭터의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처음부터 주인공은 박해일이었다는 것. 실제로, 이름도 '해일'에서 따왔다.

박 감독은 "원래 처음부터 특정 배우를 염두하고 시나리오를 쓰진 않는다"면서도 "극본을 같이 쓰는 정서경 작가에게 이미지를 전달하려는데, 박해일이라 설명하는 게 가장 빨랐다"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박 감독님과 첫 작품이자, 첫 형사 역을 맡았다”며 “기존 형사의 모습은 저와 어울리지 않더라. 그런데 감독님이 입혀주신 형사 옷은 제게 잘 맞았다. 친절하고 청결하고, 전형적이지 않았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탕웨이는 11년 만에 한국 영화에 출연했다. 사망자의 아내이자 가장 유력한 용의자 ‘서래’를 표현한다. 서래는 어떠한 순간에도 꼿꼿하고 침착한 태도를 잃지 않는 여자다. 

박찬욱 감독은 그동안 작품에서 비밀스러운 여성 캐릭터를 그려왔다.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이영애 분), '아가씨'의 히데코(김민희 분) 등이 그 대표적인 예.

'헤어질 결심'에서도 미스터리는 이어진다. 박 감독은 "서래가 입을 꾹 다물고 있으면, 그 안에 뭔가 은밀하고 귀중한 것이 담겨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래는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이다. 박 감독은 “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사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서래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소신껏 사는 점에서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탕웨이는 "처음 감독님께서 영화를 1시간 반 동안 설명해주셨다"며 "연기할 때도 배우들을 안심시켜줬다.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로맨스에 대한 영감은 가수 정훈희가 부른 ‘안개’에서 받았다. '안개'는 영화 '안개'(감독 김수용)의 주제곡이다. 김승옥 작가의 소설 '무진기행'(1967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제 영화에 ‘안개’를 로맨스물에 사용하고 싶었다. 그래서 수사극과 로맨스 이야기라는 형태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사와 멜로의 균형은 어떻게 잡았을까. 그는 “절대 어느 한쪽으로 균형이 기울어지지 않게 하려 했다. 각본 쓸 때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다”고 강조했다.

"한 기자가 칸에서 '이 영화를 50%의 수사와 50%의 멜로 영화로 표현해도 되냐'고 묻더군요. 그보다는 100%의 수사와 100%의 로맨스가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둘을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박찬욱)

그래서, 수사하는 모든 과정이 보통 연인들과의 대화와 닮아 있었다. 이는 박 감독이 특별히 고심한 부분이다.

그는 "탐문 조사하고 심문하고 대화하고 미행하는 형사의 업무가 모두 연애의 과정이었다”며 “유혹, 거부, 밀당, 원망 등이 수사 안에서 벌어진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점은, 담백한 맛이라는 것. 박 감독은 그동안 잔인하고 선정적인,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의 전작들보다 순하다. 15세 관람등급을 받기도 했다.  

박 감독은 “그간 전작에선 폭력과 노출 등 영화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만큼 구사했다”며 “그런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들이대는 부류의 작품이었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번에는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는 것. “‘헤어질 결심’은 감정을 숨긴 사람들의 이야기다. 관객들이 인물을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게, 다른 자극적인 요소를 낮췄다”고 털어놨다. 

탕웨이는 “달짝지근한 맛”이라고 표현했다. “감독님의 이전 작품은 맛으로 치면 김치처럼 매운 맛이다. 이번 영화는 담백하다”며 “감독님, 왜 이렇게 변화하셨냐”고 되물었다.

박찬욱은 “미묘한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라며 “해준과 서래는 자기 생각을 아예 숨기거나 돌려서 말하거나, 중의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이런 형식이 더 맞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특히 탕웨이의 한국어 대사들이 특별하다. ‘한국어인데 묘하고 낯설다’는 인상을 주길 바랐다. 이를 통해 나와 타자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박 감독은 마지막으로 “(팬데믹으로) 언제 개봉할지 몰라서 후반작업을 정말 오래 했다. 본의 아니게 제 작품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영화”라며 “극장에서 보실 만한 영화라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자신했다. 

한편 ‘헤어질 결심’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사진=송효진 기자(dis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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