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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시후 사건, 13시간의 진실…”A양의 모순, 4가지 의혹”

기사입력/수정 : 2013-03-11 11:36 오전

 

 

[Dispatch=서보현·최인경기자] 2월 15일, 그날 밤 어떤 일이 일어난걸까.

 

새벽 2시부터 오후 3시, 단 13시간 동안의 일이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있었지만, 당시에 대한 둘의 태도는 180도 다르다. A양은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며, 박시후는 지금도 “마음을 나눴을 뿐”이라고 항변 중이다.

 

강간사건의 핵심은 강제성 여부에 있다. 사건 발생 20여일이 흘렀고, 그날 밤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다. A양의 과거, A양의 배후 등 곁가지만 무성할 뿐, 사건의 뿌리인 13시간은 아직도 ‘미궁’ 속이다.

 

‘디스패치’는 본질을 다시 파악했다. 이번 사건에 가장 정통한 두 사람을 설득했다. A양에게서 15일의 일을 직접 들은 B씨, 박시후에게서 그날 이야기를 전해 들은 C씨를 만났다. 그리고 숨겨진 13시간의 퍼즐 조각을 맞췄다.

 

B를 통해 확인한 A양의 주장은 하나다.

 

“의식이 없었다. 기억나지 않는다. 2번째 관계 때 내가 알몸인 걸 알았다.”

 

반면 C씨는 박시후의 기억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구토를 하고, 가글을 했고, 세수를 했고, 침대로 갔고, 잠을 잤고, 물을 마셨고….”

 

그날 밤 그 방에는 둘 밖에 없었다. 만약 A양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준강간이 성립된다. 박시후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설사 A양이 의식이 없었다고 해도, 그의 행동에는 모순이 많다고 반박했다.

 

과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걸까. 박시후 측이 최초로 공개한 사건 당일 13시간이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밝히지 않은 새로운 내용이 있었다. 13시간 이후의 A양 행적도 파악했다. 만남, 귀가, 신고, 조사 등 모든 것은 단 하루만에 이루어졌다.

 

 

 

 

◆ 새벽 2시 = 박시후와 A양, K씨는 ‘청담포차’에서 1시 50분 경 술자리를 끝냈다. 이후 셋은 차로 5분 거리인 박시후의 숙소로 이동했다. 그 사이 A양은 차 안에서 의식을 잃었다. 숙소 주차장에 설치된 CCTV에 따르면, A양이 K씨의 등에 업힌 채로 엘리베이터를 탔다.

 

☞ 박시후 : 만취 상태였던 A양.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구토를 했다. 숙소 문이 열리자 스스로 운동화를 벗고 화장실로 직행했다. 반복적으로 구역질을 했고, 이어 가글로 입 안을 행궜다. A양은 스스로 세수를 하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했다.

 

☞ A양 : 당시의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

 

☞ 의문 : 가글과 세수를 했다. 술이 안깼을까.

 

박시후, A양, K씨 등 3명이 향한 곳은 청담동 L아파트다. 박시후가 독립을 하면서 사무실 용도로 마련한 곳이다. 이들의 도착한 시각은 2월 15일 새벽 2시경. 당시 A양은 K씨의 등에 업혀 있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구토를 했다. A양이 만취 상태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새롭게 알려진 사실 하나. A양이 정신을 잃은 시점이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A양의 진술과 달리, 박시후 측은 숙소에 도착한 순간 정신을 차렸다고 주장했다. 혼자서 신발을 벗었고, 입을 행궜고, 세수까지 했다는 것.

 

박시후 측은 “A양이 스스로 신발을 벗고 화장실로 향했다. 직접 가글을 하고 세수를 했다”면서 “방이 어딨냐고 물어보더니 먼저 들어가 침대에 앉았다. 침대 어느 위치에 어떤 자세로 앉았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시후 측은 A양이 사용했던 컵도 증거물로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증거로 효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컵에서 A양의 DNA가 나온다고 해도 사용 시간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그 당시 상황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상태다.

 

 

◆ 새벽 3시 = 박시후와 A양은 숙소에 도착한 이후 첫 번째 관계를 가졌다. 여기서 강간 혐의의 가장 큰 요건인 ‘강제성’ 여부가 갈린다. 박시후는 합의 하에 이루어진 관계라고 주장하는 반면, A양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 박시후 : A양 스스로 방을 찾아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씻고 나온 뒤 박시후의 방안 침대에 자연스레 앉았다. 박시후와 A양은 이후 침대 위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관계를 맺었다.

 

함께 숙소로 들어온 K씨는 이불 한 채만 들고 거실 쇼파에 몸을 기댔다. 너무 피곤해 잠깐만 눈을 붙이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어디서나 잘 자는 스타일이다. 박시후와 A양만 방에 있었고, K씨는 줄곧 거실에 있었다.

 

☞ A양 :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오전 10시 = 박시후와 A양의 2번째 관계는 오전 10시 경 이루어졌다. 박시후에 따르면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관계를 시작했다는 것. 물론 합의 하에 의한 것이라 주장했다. A양은 눈을 떠 보니 박시후가 자신을 덮친 후였다고 말한다.

 

☞ 박시후 : 서로 깊은 잠들지 못했다. A양은 과음으로 인해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물도 자주 마셨다. 아침에 눈을 떴고, 자연스럽게 2번째 관계가 이루어졌다. 충분한 교감을 나누었다. 무엇보다 의식없는 A양과 강제로 관계를 맺을 이유가 없다.

 

☞ A양 : 눈을 뜨니 알몸이었고, 박시후가 강제로 덮쳤다. 그 때가 2번째 관계임을 기억하는 건 “새벽에도 했는데 기억안나?”라는 박시후의 말 때문이다. 거부하고 싶었지만 항거불능의 상태였다.

 

☞ 의문 : 2번의 강간? 왜 그녀는 다시 잠이 들었나. 

 

박시후와 A양은 오전에 다시 관계를 맺었다. 그렇다면, 2번째 이루어진 시간은 언제일까. 박시후 측은 대략 10시 전후로 기억했다. A양이 만취해 박시후 집은 찾은 이후에도 최소 7~8시간이 흐른 뒤였다.

 

A양은 본인 스스로도 술을 잘 마시는 편이라고 밝혔다. 7시간이 지나 이루어진 2번째 관계 또한 의식불명, 항거불능이었을까. 만약 그렇다고 가정해도, 그 이후의 시간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2번째 관계가 끝난 이후 5시간 이상을 알몸인 채로 계속 누워 있었다는 것.

 

박시후의 지인은 “만약 A양의 주장대로 강제로 이루어진 관계였다면, 그녀는 관계가 끝나고 바로 집으로 갔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A양은 다시 잠이 들었다. 1시경 K씨가 먼저 집에 갈 때도 자고 있었다.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오후 1시 = A양은 박시후에 이어 K씨도 고소했다. 박시후는 강간, K씨는 성추행 혐의다. K씨가 집에 가기 전 박시후의 침대에서 자신의 몸을 만지고 사라졌다는 것. K씨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 박시후 : K씨가 왜 이불을 (박시후의) 방에 다시 갖다 놓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박시후의 집으로 알려진 그곳은, 다름아닌 사무실이다. 사건 1주일 전, 회사 사무실 겸 매니저 숙소로 사용하기위해 얻은 아파트다. 사람이 살지 않기에 집에 온기가 없다. 그래서 K씨는 이불을 덮고 쇼파에서 잠을 자야했고, 오후 1시 집에 가면서 다시 침대에 갖다 놓은 것이다.   

 

☞ A양 : 거실에 있던 K씨가 춥다며 방에 들어왔다. 그리고 집에 가기전 박시후의 침대 속으로 들어왔다. 당시 A양은 알몸 상태였고, K씨는 A양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 의문 : K씨의 추행을 알았다면, 왜 3시까지 머물렀을까.

 

K씨는 오후 1시경 숙소를 먼저 나섰다. A양은 K씨가 나가는 것을 인지했을까. 둘의 진술이 엇갈린다. A양은 “알몸으로 누워있는 침대에 들어와 몸을 만졌다”고 말했고, K씨는 “둘이 자고 있었고, 그래서 먼저 간다고 카톡을 남겼다”고 전했다. 

 

주목할 것은 A양의 귀가 시간이다. 아파트 CCTV에 따르면 A양이 집을 나선 건 오후 3시 경. K씨가 먼저 집으로 간 뒤로 2시간이 흘렀다. 만약 A양의 주장대로 K씨의 추행을 인지했다면 더더욱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박시후 측도 이 점을 꼬집고 있다. 측근은 “A양의 주장대로 강간을 당했고, 이어 추행까지 당했다고 하자. 한데 A양은 왜 곧바로 자리를 뜨지 않았냐”고 반문하며 “그 뒤로 2시간이 흘렀다. A양은 2시간 동안 어떤 마음으로 그 집에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 오후 3시 = 박시후와 A양은 오후 3시 경 헤어졌다. 서로 전화를 주고 받았다. 박시후는 A양에게 호감이 있었기에 전화번호를 찍어 줬다고 설명했다. A양은 박시후의 집에서 나온 뒤 K씨 등 지인들과 카톡을 주고 받았다.

 

☞ 박시후 : A양의 휴대폰에 박시후의 전화번호를 찍어줬다. 만약 강간을 했다면, 피해자에게 왜 전화번호를 남겼을까. 숙소 CCTV를 확인하니 A양은 밝은 표정으로 나갔다. 계속해서 휴대폰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카톡을 하는듯 했다.

 

☞ 의문 : 강간을 당했다는 A양, 밝은 표정은 무엇일까.

 

박시후 측은 A양의 행동에 모순이 있다고 반박했다. “만약 박시후가 A양을 강간했다면, 절대 전화번호를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어 “A양은 헤어질 때까지 전혀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다음에 또 보자며 기분 좋게 헤어졌다”고 전했다.

 

3시 이후 CCTV 내용은 새롭다. 박시후의 숙소 엘리베이터 CCTV 분석한 결과, A양은 현관을 나서며 계속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렸다.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소 의아한 것은 A양의 표정이다. 미소를 띄고 있었다는 것.

 

박시후 측은 “강간을 당한 사람이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A양은 자신의 주장과 맞지 않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13시간 동안 집에 있었던 것도 의문이지만, 집 밖으로 나가는 모습은 더 의아하다”고 궁금해했다.

 

‘디스패치’가 확인한 결과, 실제로 A양은 지인들과 카톡을 나눴다. 그 중에는 K씨도, 선배 J씨도 있었다. 이번 일에 관해 상의하는 대화도 있었다. 아직 100% 공개할 순 없지만, ‘디스패치’가 확인한 대화 중에는 “씻지말고 바로 경찰서로 가라”는 내용이 있었다.

 

 

모든 일은 하루에 진행됐다. A양은 지인의 충고를 받아 들였다. 씻지 않고 ‘원스톱지원센터’로 향했다. 그 시각이 오후 8시 경이다. 성폭력 전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았고, 산부인과에서 관련 증거를 채취했다. 자정을 넘겨서는 서부경찰서에서 고소인 자격으로 출두했다.

 

A양은 이 과정에서 시종일관 약물의혹을 제기했다. 검사 결과 약물 반응은 없었다. 경찰은 “24시간이 지나면 약물이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양의 체내검사는 사건 발생 10시간 이내에 이루어졌다.

 

‘디스패치’는 이번 사건을 원점에서 다시 취재했다. A양의 최초 진술을 확보했고, 박시후의 13시간을 처음으로 들었다. A양의 의도와 관련된 몇 가지 증거도 찾았다. 하지만 개인적인 부분이라 공개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한 가지 안타까운 건 경찰의 초기대응이다. 만약 경찰이 A양과 K씨의 대화가 아닌, A양과 J씨, 그리고 A양과 다른 지인의 대화내용을 보존요청 했다면 어땠을까. 체내 검사 등 기본적인 대처는 잘했지만, A양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SNS 자료 수집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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