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오명주기자] 캡틴 아메리카와 킹스맨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신데렐라가 데드풀을 만난다면? 이 유쾌한 상상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
'월트디즈니'가 '21세기폭스'를 인수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524억 달러(한화 약 57조 원)을 들였다. 폭스의 부채 137억 달러(한화 약 14조 원)까지 떠맡았다.
디즈니의 몸집 불리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ABC', '픽사', '마블스튜디오'와 M&A를 했다. 여기에 폭스의 영화와 TV스튜디오 부문 등 대부분의 사업을 가져온 것.
디즈니+폭스, 과연 어떤 변화가 생길까. 먼저 ① 무궁무진한 세계관을 짐작할 수 있다. 상상치도 못한 캐릭터들의 조합을 할 수 있게 된 것.
특히 마블 팬들의 기대감이 크다. 마블 히어로 시리즈의 세계관이 한층 확장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폭스가 제작·배급했던 엑스맨과 어벤져스의 만남도 점칠 수 있다.
실제로 디즈니는 폭스의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엑스맨', '데드풀', '킹스맨', '아바타', '판타스틱4' 등의 판권 및 저작권 등을 갖는다.
② '넷플릭스'와의 맞대결도 주목할 만하다. '넷플릭스'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최강자다. 전 세계 190개 국에 서비스하고, 회원 수는 7,000만 명 이상이다.
디즈니가 이에 도전장을 내민다. 폭스가 가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Hulu) 지분을 전부 인수한 것. 기존 디즈니가 보유한 지분까지 합치면 무려 60%에 달한다.
CNN 등 현지언론도 두 강자의 대결을 주목하고 있다. "디즈니가 미디어 업계(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③ 스포츠 채널도 확대된다. 디즈니는 폭스에서 미국 22개 지역 TV방송사를 넘겨받았다.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뉴욕 등에 있는 지역 채널이다.
즉, 뉴욕에서 TV디즈니 채널을 틀면 미국 프로야구(MLB) 구단 뉴욕 양키스의 경기를 감상할 수 있다. 프로농구(NBA) 구단 브루클린 네츠의 경기도 볼 수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도 늘린다. 디즈니는 현재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을 갖고 있다. 여기에 폭스의 온라인 및 미디어 채널까지 확보, 소비자층을 늘릴 계획이다.
이제 최종 관문이 남아 있다. 정부 당국의 승인이다. 미 법무부는 앞서 'AT&T'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 합병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반독점법 위반을 근거로 들었다.
디즈니와 폭스도 여러 부문에서 사업이 겹친다. 때문에 법무부가 승인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단 백악관의 태도가 우호적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 소유주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며 "이번 결정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사진출처='디즈니', '폭스'>
